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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즐거운 파티' 군대갈래, 아님 감옥갈래? - 어느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즐거운 파티'에 다녀오다 '양심적 병역 거부'란 단어, 혹시 들어보셨나요? 간단하게 네이버에 타타닥 쳐보니 '병역 ·집총(執銃)을 자신의 양심에 반하는 절대악이라 확신하여 거부하는 행위'라고 나옵니다. 한 마디로 군대에 가는 것을 정치적, 혹은 종교적 이유로 거부하는 것이죠. 한 가지 확실히 말해둬야 할 것은 병역 '거부'와 병역 '기피'는 다르게 해석되야 한다는 점입니다. 관점에 따라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병역 거부는 군대 가는 것은 거부하나 그만큼 개인의 자유를 포기할 의사가 있는 반면 병역 기피는 '국방의 의무' 자체를 피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따라서 후자는 좀 더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죠. 어쨌거나, 개인적으로 근래 ..
책- 파이이야기, 얀 마텔 파이이야기, 얀 마텔, 작가정신, 스페인 "소설의 운명은 반은 작가의 몫이고 반은 독자의 몫이다. 독자가 소설을 읽음으로써 작품은 하나의 인격체로 완성된다" 죽음은 생물학적인 필요 때문에 삶에 꼭 달라붙는 것이 아니다- 시기심 때문에 달라붙는다. 삶이 워낙 아름다워서 죽음은 삶과 사랑에 빠졌다. ... 직장생활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그저 넥타이가 올가미고, 거꾸로이긴 해도 조심하지 않으면 목이 졸릴 거라는 것밖에. (17) 신은 '궁극적인 실체'이자 존재를 떠받치는 틀이건만, 마치 신의 힘이 약해서 자기가 도와야 된다는 듯 나서서 옹호하는 자들이 있게 마련이다. 이런 자들은 정작 나병에 걸려 동전푼을 동냥하는 과부는 못 본 체 지나고, 누더기 차림으로 노숙하는 아이들 곁을 지나면서도 '늘 있는..
Growing up surely, .... 아니길! 무엇이 아름다운지, 무엇이 가치로운지, 무엇이 옳은지, 무엇을 믿는지, 어떤 꿈을 꾸는지, 공상만으로도 스스로에게 도취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것들에 대해 말할 뿐인 자신이 자뭇 대견하던 시절이 있었다.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까지가 나의 몫이었고, 즐길만 했다. 현실은 어른들 몫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 몫의 현실만을 지고 한 걸음씩 내딛는 일조차 쉽지 않다. 조금 전까지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들마저 거추장스러울 때가 있다. 어릴 적 가슴팍에 치렁치렁 붙였던 '취향'들은 땀 몇 방울에도 금새 흉하게 떨어져 나가는 조악한 장식품 같다. 결국 남는 건 몸뚱아리와, 삶에 대한 의지 뿐이다. 이게 진짜 '나'다. 진짜 '나'는 혼자 살자고 배신하는 놈이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 입으로 나불..
우리는 얼마나 현재를 살고 있을까? 알록 달록한 낙엽이 예뻐서 자주 행복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 행복했고, 또 무언가를 배울 수 있어서 행복했다. 친구와 함께 밤새워 쓴 레포트, 그걸 제 시간에 맞춰 냈을 때의 안도감. 몇 주에 걸쳐 준비한 발표를 성공적으로 끝냈을 때의 충만함. 덧붙여 연인의 손을 잡고 걷는 오후의 행복함이나 알싸한 저녁 공기를 맡을 때 느껴지는 방향없는 그리움- 뭐 이런 작은 것들이 얽혀서 흘러가는 요즘이었다. 그러다 가끔 우울하고 심심해진다.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단순히 취업 걱정이라고 하면 자존심 상하니까, 밥벌이에 대한 고민이라고 해둬야겠다. 앞으로 뭘 해먹고 살지, 난 뭘 할때 행복하지, 생존과 자아 사이의 균형은 대체 '어떤 일'을 통해서 맞춰야 하는 걸까, 이런 류의 고민들이다. 흠, 써놓고 보니..
요즘 무슨 생각을 하냐면, 안타깝게도 내 근황을 궁금해하는 이는 매우 적을 것 같지만- (먼산) 그제와 어제와 오늘, 수업과 일상 생활에서 느낀 것들이 너무 많기도 하고 폭 넓기도 해서 정리할 필요를 느낀다. 하나 하나 따로 포스팅하기에도 벅찬 이야기들이지만 일단은 적게나마 갈무리해 두어야지. 어떤 문제 상황에 처했을 경우, 이것 자체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또한 이 상황을 해결한 뒤 그걸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는지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실패를 실패로만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그것에서 체득한 경험을 발판삼아 다시 도약할 것인가, 뭐 요런 얘기. :) 1. 교환학생 학점인정과 관련해 불거진 문제들. (2009-1학기) 호주에서의 성적을 한국 성적으로 변환하는 과정에 있어서 문제가 생겼다. 간단하게 얘기하면 우리 학과에서는 ..
'나영이 사건'이라 부르지 마세요 제가 인턴으로 근무하는 곳은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共感)'이라는 곳으로, 요새 국정원의 소송으로 화제가 된 박원순 변호사님의 '아름다운재단'에 소속돼 있는 단체입니다. 국내 최초에 게다가 비영리로 운영되고 있는 이 곳은 일곱 명의 변호사님들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법안, 한 마디로 '더 나은 사회'를 향한 공익법을 위해 일하시는 곳이죠. 암튼 그렇다보니 여기서 일하는 정시 인턴들도 법대생이거나 로스쿨을 준비하는 분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물론 홍보 기획팀에서 근무하는 저 같은 경우는 빼고요. 오늘 그 중 한명과 우연히 얘기를 나눴습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굉장히 논란이 되고 있는 '나영이 사건'에 대해서요. - 야 너 그 얘기 알지? '나영이 사건'말야 만취한 50대 남성에게 끌려가 성폭행을 당..
참, 감격스러운 나날들  호주에서 돌아왔는데, 신기해요 정말. 이 순간순간들이 참,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시간들이 참, 무사히 지나가는 찰나들이 다 별거 같이 느껴진다는 거. 아니, 실은 이런게 다 별거라는 거. 교회에 갔는데 익숙한 얼굴들이 보이잖아. 그런데 거기 앉아있는 나는 참 몹쓸게도 낯설더라고요. 그렇게 어색하게 다시 한번 손을 내밀고, 인사를 하고 괜히 왔다갔다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 동네 꼬마들이 와아- 하며 내 쪽으로 달려오는 데 문득 울컥하고 감격스럽더라니까. 엄마가 차려준 밥상에 앉아 밥을 먹는 일 가족들과 거실에서 뒹굴며 쓸데없는 것을 보고 웃는 일 친구에게 전화해 안부를 묻고, 할말이 없어 어색한 순간을 견디는 것도 버스 정류장에 가만히 앉아 버스를 기다리는 일도 모두 꿈을 꾸는 것처럼 신기하고 감격스럽..
그토록 소중한 삶을 위해, 당신이 해야할 일? - 보이지 않는 계급사회, 올라갈 수 있을까? 올라가야만 하는걸까? 얼마 전 한국 친구와 대화 중 우연히(라기 보단 필연히? ^^) 취업에 대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지금 호주에서 인턴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데, 잘하면 아예 그쪽으로 취업 할수도 있다더라구요. 얘길 들어보니 사실 해외 취업은 그 친구 계획에 없던 선택이었나 봅니다. 한국에서 하고 싶은 일도 따로 있고 또 성격상 더 역동적인 일을 원하는데, 요즘 취업하기가 워낙 힘이 드니 그 일자리를 진지하게 고려하는것 같았습니다. 천천히 생각하고 잘 결정하라고, 결국은 네 선택이라고 그렇게 말해주고 말았죠. 그 친구 말하기를, 아직도 한국 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하는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부정하고 싶었지만 틀린 말은 아닌 듯 싶었습니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