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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여행/일상은 아름다워

참, 감격스러운 나날들



호주에서 돌아왔는데, 신기해요 정말.
이 순간순간들이 참,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시간들이 참,
무사히 지나가는 찰나들이 다 별거 같이 느껴진다는 거. 아니, 실은 이런게 다 별거라는 거.

교회에 갔는데 익숙한 얼굴들이 보이잖아. 그런데 거기 앉아있는 나는 참 몹쓸게도 낯설더라고요.
그렇게 어색하게 다시 한번 손을 내밀고, 인사를 하고 괜히 왔다갔다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
동네 꼬마들이 와아- 하며 내 쪽으로 달려오는 데 문득 울컥하고 감격스럽더라니까.


엄마가 차려준 밥상에 앉아 밥을 먹는 일
가족들과 거실에서 뒹굴며 쓸데없는 것을 보고 웃는 일
친구에게 전화해 안부를 묻고, 할말이 없어 어색한 순간을 견디는 것도
버스 정류장에 가만히 앉아 버스를 기다리는 일도


모두 꿈을 꾸는 것처럼 신기하고 감격스럽다.
그래, 정말 꿈꾸는 것만 같아. 깨고나면 다시 그 방, 그 침대 위,
천장을 바라보며 말똥말똥 눈뜨고 있을 내가 보인다.
세상에 처음 나온 애기도 아닌데 이것 참
다 신기해 막!

하하,하고 소탈히 웃으며 정리하기엔 너무나 많은 일이 있었던 1년이었지만
처음 겪는 기약없는 이별이랄까, 마음을 다 그곳에 놔두고 와버린 것 같아서
내일이라도 다시 돌아가야 할것만 같이 느껴지지만
어쨌든 한국에 왔다.


거기에 그대로 있어주어서 고마운, 안심스러운 것들과
새롭게 변화하여 경이로운, 신기한 것들과 더불어
잘 정리하고 잘 마무리해야겠지.

아, 신기해 정말. 

Goodbye, Sunshine Co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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