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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함께/영화와 음악과 별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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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밤에, From 'Contact' (Movie, 1997) 2008년 10월 19일 일요일 #1. Executive: We must confess that your proposal seems less like science and more like science fiction. Ellie Arroway: Science fiction. You're right, it's crazy. In fact, it's even worse than that, it's nuts. You wanna hear something really nutty? I heard of a couple guys who wanna build something called an airplane, you know you get people to go in, and fly around like birds,..
시(Poetry), 이창동, 2010 아네스의 노래 그 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여전히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 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
혜화,동 (Re-encounter) '아픈 사람과 아픈 사람이 만나, 서로의 상처를 부대끼며 껴안는 것이 사랑이구나' 서로를 이해하려는 사랑의 과정. 허나 거기서 빚어지는 오해로 인해 서로의 상처는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치유할 수 있는 것마저 다시 사랑이라고 영화는 말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상처가 없는 완벽한 사람들이 만나야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마치 버려진 개처럼, 버려진 섬처럼 서로로부터, 세상으로부터 유기돼있는 사람과 사람. 그 둘이 만나 서로를 쓰다듬고 보듬을때 희망은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다시, 사랑할 수 있다고. 그래, 브로콜리 너마저의 노래 가사처럼 안돼요- 끝나버린 노래를 다시 부를 수는 없겠지만, 잃어버린 아이를 찾을 수는 없겠지만. 상처투성이에 껍질만 남은 공허한 삶을 살고 ..
Peppermint candy, 1999 2008.11.11 화 19:45 친하게 지내던 Marta는 오늘 아침 떠났고 도서관 한쪽에서 광고학 시험공부를 했고 승호가 보내준 초콜릿이 달콤했고 몇백명이 함께 본 시험은 이상했고 누군가와 닮은 누군가의 시선을 피했고 집에 오는 길 본 무지개는 신기했고 1999년의 박하사탕 맛은 달지 않았다. , 그러니까 우리 지금 어디로 가는거야? 영호씨처럼 돌아가고 있습니까? 김영호씨는 돌았다. 돌아갔다. 돌갔다. 그러니까 나 지금 무슨 말 하고 있는거야? 씨익,
호주 MBF 광고, Love * Hope * Dreams Love * Hope * Dreams (Accentuate the positive), by Medical Benefits Fund Ad * The ad starts with a smiling chap on the steps listening to his girl friend ranting, - 광고는 계단에 앉아 여자친구의 불평 어린 고함을 듣는 한 청년과 함께 시작됩니다. “That's it! I’m leaving right now! I'm sick of you, I’ve had enough!” - 이만하면 됐어! 나 이제 떠날꺼야, 너한테 진짜 질렸어. He says, “I’ll marry her one day.” - 씨익 웃으며 남자 하는 말, '언젠가 꼭 그녀와 결혼할 겁니다.' We’re tre..
돌아보면 그 어떤 타인도 항상 나의 일부였다 요즘 자꾸 마음이 허하다.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데도 그렇다. 뭔가 본질이 아닌 주변부를 사는 듯한 이 느낌. 근데 복잡하고 어려운 내마음 읽어내기도 귀찮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고 있다. 에헤- 함께 얘기하면 좋을 것 같은 사람이 있긴 하지만. 막상 만나면 또 하릴없이 소소한 얘기만 하다 헤어질 것 같아서 연락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 답답하구마잉~ 그건 그렇고. 학교 근처 북카페에서 이 책을 야금야금 읽었는데- 윤대녕 아저씨의 힘!을 발견했다고 해야하나. 한번에 집중해서 읽은것도 아니고 그냥 시간 날때마다 가서 읽은 책이었는데도, 읽을 때마다 독자를 끌어들이는 흡인력이 장난 아니었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한 남자의 위태로운 일생을 따라가면서, 때로는 타자화되는 여성들이 아쉬웠지만 또 한..
당신이라는 제국, 이병률 당신이라는 제국 - '바람의 사생활' , 이병률 이 계절 몇사람이 온몸으로 헤어졌다고 하여 무덤을 차려야 하는 게 아니듯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찔렀다고 천막을 걷어치우고 끝내자는 것은 아닌데 봄날은 간다 만약 당신이 한 사람인 나를 잊는다 하여 불이 꺼질까 아슬아슬해할 것도, 피의 사발을 비우고 다 말라갈 일만도 아니다 별이 몇 떨어지고 떨어진 별은 순식간에 삭고 그러는 것과 무관하지 못하고 봄날은 간다 상현은 하현에게 담을 넘자고 약속된 방향으로 가자 한다 말을 빼앗고 듣기를 빼앗고 소리를 빼앗으며 온몸을 숙여 하필이면 기억으로 기억으로 봄날은 간다 당신이, 달빛의 여운이 걷히는 사이 흥이 나고 흥이 나 노래를 부르게 되고, 그러다 춤을 추고, 또 결국엔 울게 된다는 술을 마시게 되더라도, 간곡하게 봄..
30년 전 그날, 광주의 기억 그 날 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었시야 근디 갑재기 어떤 놈이 떡 하니 뒤에 올라 타블더라고. 난 뉘요 혔더니, 고 어린 놈이 같이 좀 갑시다 허잖어. 가잔께 갔재. 가다본께 누가 뒤에서 자꾸 부르는 거 같어. 그랴서 멈췄재. 근디 내 뒤에 고놈이 갑시다 갑시다 그라데. 아까부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른한티 말을 놓는거이 우째 생겨먹은 놈인가 볼라고 뒤엘 봤시야. 근디 눈물 반 콧물 반 된 고놈 얼굴보담도 저짝에 총구녕이 먼저 뵈데. 총구녕이 점점 가까이와. 아따 지금 생각혀도...... 그땐 참말 오줌 지릴 뻔 했시야. 그때 나가 떤건지 나 옷자락 붙든 고놈이 떤건지 암튼 겁나 떨려불데. 고놈이 목이 다 쇠갔고 갑시다 갑시다 그라는데잉 발이 안떨어져브냐. 총구녕이 날 쿡 찔러. 무슨 관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