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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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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오르막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된다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야 20대라면 누구나 있는 것이겠지만, 예상치 못했던 변수로 인해 삶의 방향을 다시금 생각해보고 있는 지금, 우연히 마주친 한비야와 백지연씨의 인터뷰를 읽으며 힘을 얻었다. 그르니까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아니고 어디를, 어떻게 가느냐라 이거지 응응. 조급해말고 서두르지 말고 찬찬히, 그러나 깊게. 이렇게 가끔 주부생활같은 잡지도 읽는 여유를 가지고. :) 인생의 오르막길을 오르는 요즘. 보이지는 않지만 근육이 붙고 있다는 것을 안다. - "사람의 성숙도, 사람의 가치, 사람의 인품을 무엇을 기준으로 평가하나요. 약자를 어떻게 대하는가, 남의 말을 들었을 때 그것을 전하고 옮길 것인가 아니면 자기 선에서 멈출 것인가 등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그 가운데 첫 번째, ..
지금은 투쟁중 그러니까 나도 '투쟁'중인거라 해두자. 자꾸만 속으로 파고들고 싶어하는 나와 사람으로 세상으로 넓어지고자 하는 내가 투쟁하고 있다고 하자. 다 그만두고 싶고 내팽개치고 싶은 스스로를 다스리는 것도, 돌아보지 않는 인연들에게 다시금 말을 걸고 손을 내미는 것도, 맘껏 비판하고 제멋대로 비관하고 싶은 걸 참고 의지로 낙관하는 것도, 수많은 남들 가운데서 나를 어르고 달래며 지키는 것도, 다 투쟁이라고 치자. 그래 그리 해두자. 십대 때 나 혼자 조용히 국어사전을 펴들고 '사랑'이라는 말을 찾아보았다. 그 말이 무얼 뜻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였다. 아버지가 물려주신 포켓국어사전에는 "중히 여기어 아끼는 마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중히'의 무게감과 '아껴'의 애틋함이 전해져서, 그 뜻을 지금껏 중히 여기..
사람을 믿지 않으면 세상은 끝이다, 이병률 습관처럼 다닌다. 습관처럼 여행을 다니려고 한다. 여행을 다니는 습관만큼 내가 사람을 믿는 건 사람에게 열쇠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으로부터 받을 게 있다는 확신에 기대는 바람에 나는 자주 사람에 의해 당하고 패한다. 어제 쿠스코 광장에서 만난 소년도 그렇다. 나를 묘지에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매주 일요일이면 네 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와서 엽서 파는 일을 한다는 소년은 자신의 학비벌이와 아픈 어머니를 위해 여행자들에게 도움 주는 일을 한다고 했다. 하지만 서너 시간 나에게 도움을 주고서 그가 원한 노동의 대가는 터무니없는 규모의 가전제품이었다. 그래도 그가 원하는 규모의 절반 크기 되는 가전제품을 들려 보내면서 괜스레 부족하고 모자란 기분이 들어 영어사전까지 사 들려 보냈지만 그와 악..
돌아보면 그 어떤 타인도 항상 나의 일부였다 요즘 자꾸 마음이 허하다.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데도 그렇다. 뭔가 본질이 아닌 주변부를 사는 듯한 이 느낌. 근데 복잡하고 어려운 내마음 읽어내기도 귀찮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고 있다. 에헤- 함께 얘기하면 좋을 것 같은 사람이 있긴 하지만. 막상 만나면 또 하릴없이 소소한 얘기만 하다 헤어질 것 같아서 연락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 답답하구마잉~ 그건 그렇고. 학교 근처 북카페에서 이 책을 야금야금 읽었는데- 윤대녕 아저씨의 힘!을 발견했다고 해야하나. 한번에 집중해서 읽은것도 아니고 그냥 시간 날때마다 가서 읽은 책이었는데도, 읽을 때마다 독자를 끌어들이는 흡인력이 장난 아니었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한 남자의 위태로운 일생을 따라가면서, 때로는 타자화되는 여성들이 아쉬웠지만 또 한..
당신이라는 제국, 이병률 당신이라는 제국 - '바람의 사생활' , 이병률 이 계절 몇사람이 온몸으로 헤어졌다고 하여 무덤을 차려야 하는 게 아니듯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찔렀다고 천막을 걷어치우고 끝내자는 것은 아닌데 봄날은 간다 만약 당신이 한 사람인 나를 잊는다 하여 불이 꺼질까 아슬아슬해할 것도, 피의 사발을 비우고 다 말라갈 일만도 아니다 별이 몇 떨어지고 떨어진 별은 순식간에 삭고 그러는 것과 무관하지 못하고 봄날은 간다 상현은 하현에게 담을 넘자고 약속된 방향으로 가자 한다 말을 빼앗고 듣기를 빼앗고 소리를 빼앗으며 온몸을 숙여 하필이면 기억으로 기억으로 봄날은 간다 당신이, 달빛의 여운이 걷히는 사이 흥이 나고 흥이 나 노래를 부르게 되고, 그러다 춤을 추고, 또 결국엔 울게 된다는 술을 마시게 되더라도, 간곡하게 봄..
30년 전 그날, 광주의 기억 그 날 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었시야 근디 갑재기 어떤 놈이 떡 하니 뒤에 올라 타블더라고. 난 뉘요 혔더니, 고 어린 놈이 같이 좀 갑시다 허잖어. 가잔께 갔재. 가다본께 누가 뒤에서 자꾸 부르는 거 같어. 그랴서 멈췄재. 근디 내 뒤에 고놈이 갑시다 갑시다 그라데. 아까부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른한티 말을 놓는거이 우째 생겨먹은 놈인가 볼라고 뒤엘 봤시야. 근디 눈물 반 콧물 반 된 고놈 얼굴보담도 저짝에 총구녕이 먼저 뵈데. 총구녕이 점점 가까이와. 아따 지금 생각혀도...... 그땐 참말 오줌 지릴 뻔 했시야. 그때 나가 떤건지 나 옷자락 붙든 고놈이 떤건지 암튼 겁나 떨려불데. 고놈이 목이 다 쇠갔고 갑시다 갑시다 그라는데잉 발이 안떨어져브냐. 총구녕이 날 쿡 찔러. 무슨 관계요..
봄봄, 오늘의 음악 :) 반팔을 입어도 춥지 않은 날씨. 아름다운 것들은 원래 금방 사라지나 보다. 빠르게 흘러가는 봄이 안타까워, 이 노래를 듣자마자 가슴이 뭉클했다. '양양'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가수. '봄봄'이라는 제목의 편안하고 따듯한 노래. 너무 급하지 않게, 찬찬히 시간을 두고 읽고 싶은 책과 같은...그런 향기있는 삶을 살고 싶다. 이 정도로만 걸어도 괜찮다잖아. 그러니까- 봄아, 흐르지 마라. 좀 더 느리게, 그렇게. 함께 걸으면 안될까. 봄봄, 양양 이렇게 가슴이 일렁이는 걸 보니 이제 곧 봄이 오겠구나 앙상한 나무가 슬퍼보이지 않으니 너는 곧 초록의 옷을 입겠구나 우는 아이 마음에 봄꽃같은 웃음 활짝 피어나고 살랑이는 바람 어깨에 앉으면 바람과 사랑에 빠지겠구나 곧 봄은 오겠구나 나는 이제 웃겠구나 그리운..
꿈은 언제고 현실이 될 수 있다, 서진규 "당신의 꿈에 생명을 주십시오, 그러면 당신은 멋진 삶을 얻을 것입니다." (서진규) - 43세 하버드 대학원 이학, 59세 하버드 박사학위 취득, 가발공장 직공에서 하버드 박사가 되기까지 지난해 10월쯤, 그녀의 책을 읽었습니다. '희망의 증거'로 유명한 서진규 씨의 책입니다. 쉽고 빨리 읽히면서도,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그의 '희망'이 마음으로 전해져 따뜻했습니다. 세상은 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공존하며 이를 늘 마주하며 살아야 하는 거라면- 저 역시 그녀처럼 밝은 면을 보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와 닿았던, 그래서 밑줄 그었던 구절들을 소개합니다. 다시, 꿈꿔야겠습니다. :) (전략) 지난 설 직전에는 국군방송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인간은 언제 어디서 태어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