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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배우며/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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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비전 편지를 번역해봅니다, 아아 그간 조용히 지내온 터라, 신상의 변화도 없고 해서 포스팅은 잘 안하고 있었는데. 오늘 자로 마감해야 하는 월드비전 편지 번역을 새벽내 휘몰아치듯(!) 끝냄과 동시에 KBS 라디오에서 애국가까지 듣고, 거기에 좋아라하는 뮤지션 양양의 '봄봄'의 노래가 흘러나와 주시니 내 이 충동적인 포스팅을 아니할 수 없세라. '그리운 나의 봄이 찾아오면♪ 이제 나는 웃겠구나, 살겠구나, 날겠구나♬' 이천십일년 십이월 이십구일 목요일, 아무도 없는 이 새벽에 혼자 기분 한 번 째져주신다. 씨이이이익. 사실 그간 번역을 하면서 뭔가 '마감' 있다는 게, 그리고 이것도 기부라면 기부인데 약간 '의무적'으로 해야한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자꾸 미뤘던 것도 있을거고. 후원아동들을 직접 보거나 하다못해 ..
거기, 사람이 살고 있었네 - 거기, 사람이 살고 있었네 2010년 1월 20일, 용산에는 비가 내렸다. 무고한 여섯 명의 사람이 죽은, 그야말로 '참사'가 일어난 지 정확히 1년째. 남일당 건물 앞에서는 고인들을 추모하는 마지막 문화제가 열렸고, 사람들은 자리를 잡고 앉아 손뼉를 치며 웃고 있었다. 그렇게 애써 슬픔을 털어내는 사람들 틈에 서서 가만히 남일당을 올려다봤다. 흡사 종잇장처럼 구겨져 있을 뿐 아니라 시커멓게 화마에 잡아먹힌 모양 그대로 남아있는 컨테이너 상자. 앞 건물의 옥상에는 쓰다가 만 가재도구와 허름한 옷이 들어 있는 낡은 서랍장, 그리고 초등학생이 썼을 만한 은색 연필깎이가 뒹굴고 있었다. '진짜네. 여기, 사람이 살고 있었네‥‥.' 진부한 문구가 실체로 느껴지던 순간, 바닥에 떨어져 있는 작은 쇳덩어리가 보..
삼성과 함께하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취업 준비자의 대부분이 우러러보는 삼성, 백혈병 논란에 휩싸이면서도 '또 하나의 가족'이라 광고하는 삼성. 대기업 중의 대기업 삼성SAMSUNG과의 싸움은 다수의 경우 매우 절박하고, 괴롭고, 끈질기다. 말 그대로 괴롭고, 끈질기고, 절박하다. 얼마 전 삼성을 '고발한' 김용철 변호사는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지만, 정작 삼성을 처음으로 '고발했던' 이상호 기자는 기억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내가 기자직에 있지 않으면서도 그의 홈페이지를 자주 들리는 이유, 병상에 있지만 이런 글을 포스팅하는 이유. '죽어도 기자'라는 이상호 기자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삼성과 함께하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다음은 유의미하다고 생각되는 관련 글. 아래에 차례로 붙여본다. 1. 《진정으로 삼성을 살리는 길》..
한열아, 이놈아, 장하다 내 미운오리새끼… 정신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나도 거의 정신줄 놓고 살아가지만, 오늘만큼은 꼭 포스팅을 하고 싶었다. 오늘이 이한열 열사의 기일이자 내일이 바로 87년 6.10 항쟁이 23돌을 맞는 날이기 때문이다. 독재 정권을 뒤집고 민주주의를 이끌어낸 6월 항쟁, 그 도화선은 바로 연세대 이한열 열사의 희생이었다. 국민평화대행진(6·10대회)을 하루 앞두고 이 대회에 출정하기 위한 시위를 연세대 앞에서 벌이다가 경찰의 최루탄에 맞은 것이다. 그 과정에서 뇌손상을 당한 열사는 결국 7월 5일 심폐기능 정지로 사망하고 만다. 나도 잘 몰랐는데 이한열 열사와는 알게 모르게 인연이 얽혀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던 2005년 새내기 시절, '풍자'란 주제로 연 흑백 사진전에서 나는 그의 사진을 패러디해 '술취한 대학생'을 풍..
자식아, 나보다 먼저 죽어다오… 노모의 고백 저녁 9시. 학교 도서관 문을 나서는데 비가 내렸다. 대동제 기간인 대학교 안은 축제 분위기로 한창 들떴고, 여기 저기 벌어진 천막 주점에서 학생들은 신나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러나 30년 전 오늘, 같은 시각의 광주는 아마도 달랐을 것이다. 5.18 기념재단이 출판한, 광주 민주화 운동 그 후를 담은 책 에서는 확실히 그랬다. 책을 읽으며 나도 함께 울었다. 계엄군에게 성폭행을 당하고에 끝내는 자살로 생을 마친 여고생, 개머리판에 맞아 머리가 깨져 죽은 고등학생, 친척의 병문안을 가다가 영문도 모른채 잡혀간 대학생까지... 광주 민주화 운동의 휴우증은 이제껏 알아온 것보다 훨씬 깊고 고질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음이 아프고 아렸다. 당시의 대학생과 지금의 대학생은 사회적인 요구도 위치도 다르겠지만..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되면 보이나니 * 인턴 활동 후기를 부탁하시기에 급히 썼던 글. 활동하면서 배운게 많았던지라- 잘 쓰고 싶은 욕심에 생각 또 생각했었지만, 결국 글은 3시간만에 뚝딱 썼었더랬다. 또 그 날이 마침 엄마가 서울구경 오시는 날인거라... 딸이 어찌 사는지 보러오신 엄마는 옆에서 계속 청소하고, 난 츄리닝 입은 추레한 모습으로 후기를 작성했던 기억이 난다. 헤헤, 쨌건에 공감을 만났기에 마지막 대학 생활이 더 훈훈하게 마무리 된것 같다. 아직 돈이 없어 기부는 못하지만;; 취업하면 꼭 찾아갈꺼임! ^_^ (덧. 아래 사진의 저작권은 모두 공감에 있습니다ㅋㅋ) * 2009년 9월 ~ 2010년 2월까지, 아름다운 재단 산하의 비영리단체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에서 정기인턴 활동 2009년 9월, 당시 교환학생을 마치고 갓 귀국..
어느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즐거운 파티' 군대갈래, 아님 감옥갈래? - 어느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즐거운 파티'에 다녀오다 '양심적 병역 거부'란 단어, 혹시 들어보셨나요? 간단하게 네이버에 타타닥 쳐보니 '병역 ·집총(執銃)을 자신의 양심에 반하는 절대악이라 확신하여 거부하는 행위'라고 나옵니다. 한 마디로 군대에 가는 것을 정치적, 혹은 종교적 이유로 거부하는 것이죠. 한 가지 확실히 말해둬야 할 것은 병역 '거부'와 병역 '기피'는 다르게 해석되야 한다는 점입니다. 관점에 따라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병역 거부는 군대 가는 것은 거부하나 그만큼 개인의 자유를 포기할 의사가 있는 반면 병역 기피는 '국방의 의무' 자체를 피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따라서 후자는 좀 더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죠. 어쨌거나, 개인적으로 근래 ..
'나영이 사건'이라 부르지 마세요 제가 인턴으로 근무하는 곳은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共感)'이라는 곳으로, 요새 국정원의 소송으로 화제가 된 박원순 변호사님의 '아름다운재단'에 소속돼 있는 단체입니다. 국내 최초에 게다가 비영리로 운영되고 있는 이 곳은 일곱 명의 변호사님들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법안, 한 마디로 '더 나은 사회'를 향한 공익법을 위해 일하시는 곳이죠. 암튼 그렇다보니 여기서 일하는 정시 인턴들도 법대생이거나 로스쿨을 준비하는 분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물론 홍보 기획팀에서 근무하는 저 같은 경우는 빼고요. 오늘 그 중 한명과 우연히 얘기를 나눴습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굉장히 논란이 되고 있는 '나영이 사건'에 대해서요. - 야 너 그 얘기 알지? '나영이 사건'말야 만취한 50대 남성에게 끌려가 성폭행을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