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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배우며/꿈의 지도를 그리다

'눈물이라는 뼈'

바이라인이 부끄러운 글들을 써제끼고 있다. '써서', '제끼고' 있다. 내 펜날은 왜 이리 뭉툭한가. 왜 내 논리는 이리도 허술한가. 시간 부족, 경험 부족, 취재 부족... 핑계 댈 거리는 많지만 그것들이 모여 '자질 부족'으로 귀결된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기사를 끙끙 뱉어내고도 결국 남는 것은, 마감마저 어긴 허접스레기 기사와 자괴감. 울고싶다가 급기야 울먹울먹하다가 겨우 눈물을 삼키는 날들.

짠맛이 나는 눈물을 꾸역꾸역 삼키다가, 재작년인가 비슷한 상황에 있던 때가 문득 떠올랐다. 사고 후 수술한 발목이 마음대로 굽혀지지 않아서 어금니를 깨물고 재활하던 어느 봄날. 그 와중에 또 학교를 다니겠노라 고집을 부려서, 친구들에게 힘든 맘 아픈 발목 들킬 새라 혼자서 눈물 삼키며 학교로 향하던 그 언젠가 등굣길. 한 발 한 발 떼는 게 고통이었다.

무너져 버리는 건 쉽다. 어려움을 꼭꼭 씹어 삼키고 나면,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다 보면, 모르는 새 한 뼘 성장한 스스로를 만나게 되리라 믿는다. 도무지 나아질 것 같던 아픈 발목으로 이제는 멀쩡히 잘 걷기도 하고, 종종 뛰기도 하는 지금의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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